노인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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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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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18 19:44 조회3,37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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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 공간

모래와 자갈이 떠밀려 내려오다 물살이 느려지는 강 하구에 닿으면 쌓이기 시작한다.

'퇴적(堆積)'이다. 찰기 없는 '모래'는 늙고 쇠락해 시장에 떼어다 팔 수 있는 자원이 바닥난 '노인(老人)'에 대한 은유다.

'퇴적'이 이뤄지는 곳은 유교적 도덕률의 붕괴로 가정에서 1차 추방된 뒤 도시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밀려 표류하는 노인들이 하루 3000명 이상 모여드는 서울 종로3가 전철역과 종묘시민공원, 탑골공원, 인천 자유공원. 인생의 종점에서 향방 없이 떠도는 자들의 도피성 공간이다.종로3가 전철역에서 내려 탑골공원을 거쳐 낙원상가로, 경운동과 돈의동의 피맛골 골목, 종묘시민공원으로 옮겨가며 이 시대 노인들의 처절한 자화상을 목격한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잿더미에서 배고픈 성장기를 보냈고, 가난 속에서 자식들 키우느라 자신의 노후를 준비할 수 없었던 사람들. 그들의 44.6%는 빈곤층으로 분류돼 밥벌이의 구차함에 여전히 매여 있거나 치매, 파킨슨 같은 질병에 시달린다.

조금이라도 거동할 수 있는 노인들은 상실감을 달래려 '동년배'들이 모여드는 공원, 노인복지센터, 무료 급식소를 찾는다. 그들 중엔 한때 사업을 크게 했던 사람, 관공서의 장이었던 사람, 학자였던 사람도 있다.92000원의 노령연금, 노년층과 젊은 층으로 분리된 승차 공간, 시간 죽이기를 위해 마련된 고궁의 무료 개방은 노인에 대한 '배려'가 아닌 '배제'.

노인을 요양원, 병원 같은 시설로 보내야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주는 정부 정책은 노인이 가족에게 버림받고 경제적으로 무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킬수록 국가 보조금을 더 많이 받아낼 수 있다는 점을 자녀들에게 학습시킨다.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당장의 결핍을 채워주는 데 급급한 복지정책은 노인들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는 동시에 가정과 공동체 해체를 가속화한다.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게 노인 세대가 흘린 땀의 대가 아닌가?

지혜와 훈육의 중심은커녕 공경 받는 자리에서 관리 대상으로 전락한 이 땅의 노인들 한때 '사람'이었다.

퇴적공간오근재 지음민음인252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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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목님의 댓글

조영목

일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