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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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불여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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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10 08:38 조회1,9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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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라도 효자보다 낫다”
옛말에 효자 불여악처(孝子 不如惡妻)라는 말이 있다.아무리 효성이 지극한 아들도 나뿐 아내보다 못하다는 뜻이다.그만큼 홀로 된 노인에게 있어 재혼 문제는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 문제이기 이전에 현실적인 삶의 문제인 것이다.

김재영씨(65·가명)와 박미자씨(63·여·가명)는 2년전 주위의 소개로 재혼해서 살고 있다.환갑을 넘긴 나이에 청승맞게 무슨 재혼이냐는 주위의 입방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다.

처음엔 가족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자식들이 부모를 챙겨드리지 못해 재혼을 하려고 하느냐며 스스로 자책할땐 괜한 일을 벌이는가 싶기도 했다.굳이 재혼을 하지 않고도 이성교제를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확고한 신뢰는 가족들의 태도를 바꾸는 원동력이 됐다.

“자식들도 처음엔 홀로 돼 살아가는 우리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지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더군요.늘그막하게 재혼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때문에 부담을 느꼈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요즘 제2의 신혼기를 보내고 있다.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문화공연도 함께 보러 다닌다.명절때는 양 가족의 식구들이 함께 모이는데 처음과는 달리 이제는 더이상 어색하지 않다.손주 녀석들은 새로 맞은 할아버지,할머니가 마냥 좋기만 하다.

“저희처럼 재혼을 하고 싶으면서도 여러가지 선입견과 사회적인 편견때문에 또는 가족들과의 불화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하지만 노인들도 황혼을 멋있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은 신세대 부부 못지 않은 ‘로멘스 그레이’를 과시하며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했다.재혼하기전 자식들과의 갈등소지를 없애기 위해 재산상속 문제를 해결했고,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연금과 금융자산 등으로 경제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남편과 사별한뒤 홀로 된 박선옥씨(66·여·가명)는 얼마전 친구의 소개로 이성교제를 시작했다.“가족들이 나에게 너무 잘해주지만 해줄 수 없는 게 있죠.그것은 바로 내 마음속에 있는 이성의 감정이었어요”

만남이 계속되면서 그 사람이 왠지 좋아졌고 무엇보다도 내 편이 생겼다는 생각이 자신감을 갖게 했다.그래서 많은 우여곡절끝에 용기를 내 가족들에게 결혼하겠다고 했다.하지만 가족들은 반대했다.결혼하고도 그 사랑이 영원할 수 있겠느냐는 것과 더 큰 이유는 오히려 고생할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굳이 가족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지금은 그냥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그 사람과의 결혼을 포기한 건 비단 가족들의 반대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이 아직까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죠.그러나 누구라도 필요성을 절감한다면 과감하게 부딪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이와같이 가족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노인의 재혼과 이성교제가 늘고 있다.황혼기에 제2의 신혼을 꿈꾸며 새로운 반쪽을 찾아 나서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주위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은 내가 산다’는 당당함으로 재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2년 1438건이던 60세 이상 남자의 재혼건수가 97년에는 1535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343건으로 급증했다.60세이상 여자의 재혼건수도 643건에 달하고 있다.노년재혼 비중이 커지면서 재혼 평균연령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대전 노인의 전화가 ‘홀로된 노인들의 모임’에 참가한 60세이상 노인 30명을 개별 면접한 결과 97%가 이성교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성 교제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대화의 상대자가 필요할때(70%)’,‘몸이 아플때(20%),‘배우자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때(10%)’ 등으로 대답했다.노인 10명중 6명은 이성교제의 차원을 넘어 재혼까지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인들의 재혼이나 이성교제에 대한 욕구가 큰데 반해 이성교제를 위한 프로그램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종교단체,노인종합복지관,노인학교 등에서 노인 이성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노인 재혼의 동기를 촉진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어야 한다.

아울러 성공적인 재혼을 위해서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태도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 등 당사자들의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노인들의 재혼이 떳떳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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