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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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의 한계와 노인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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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10 08:54 조회1,4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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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다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카네이션 한 송이와 함께 연로하신 부모님을 찾아 ‘자식 노릇’을 해보려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간 마음만큼 효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자식노릇’ ‘효’라는 말은 우리 마음에 송구함과 애잔함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오늘날 사람들에게 이러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에 기여하는 것의 하나가 노인에 대한 국가 책임의 부족이라고 본다.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노인 부양이 힘든 사회적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담을 국가와 사회가 흔쾌히 부담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기대수명의 증가로 노인 부양의 필요성은 현저히 증가한 반면, 가족 형태는 핵가족 중심으로 변화하고, 가족내 실질적인 수발자였던 여성이 취업에 나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가족의 부담만으로는 노인 부양이 힘든 상황에서 노인에 대한 국가의 책임 및 복지적 대응이 미미한 것이 현재 우리의 노인 복지와 관련해서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노인복지에 대한 국가의 정책은, 2002년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9%로 증가해 이미 노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의 현실에서는 가까운 장래에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지금처럼 노인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출산율은 매우 낮아지면 머지않아 사회 전체의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근로계층의 노인 부양률은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가 우리 경제나 사회 전체에 전반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노인복지라는 것이 가족에게만 떠맡길 수 없는, 정말로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 복지 정책을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큰 틀 안에서 수립하고 실천을 위한 실질적인 계획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다음의 몇 가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먼저, 노인계층의 소득 보장에 대한 계획이 좀더 세밀하게 세워져야 할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노령 가구의 59.7%가 소득 3분위 이하의 낮은 소득분위에 집중적으로 포진돼 있다. 그리고 연금에 의한 소득보장에 있어서는 가입 대상자 중 잠재적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4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노인빈곤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8년 정도 더 긴 상황에서 혼자인 여성 독거 노인이 빈곤화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둘째는, 노인 건강에 대한 서비스가 보다 포괄적으로 계획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20여년 전에 비해 10세 이상 늘어났지만 건강연령은 오히려 10세 정도 낮아져 오래 살면서도 질병으로 고통 받는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특성은 신체적 기능 측면에서 독립생활이 가능하지 않은 노인의 규모가 42.5%나 된다는 조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들의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특히 중증의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과 그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이 좀더 강화돼야겠다.

셋째로는, 노인 고용의 증진을 위한 대책이다. 노인 고용 문제는 청년층의 실업 증가로 인해 경제적 측면에서는 단선적으로 말하기 힘든 것이기는 하지만, 일할 수 있고 일할 의지가 있는데 취업 기회가 주어지지 못한다는 것은 개인의 행복 추구와 관련,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 난관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 일할 권리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노인이 가지는 연륜과 숙련성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취업기회 확대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이와 관련,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노인들의 재교육 기회 확대이다. 이는 아직 일할 수 있는 조기 노령층의 자기 개발 기회의 확대라는 측면과 동시에 여가를 보람있게 보내기 위한 기회 제공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통해서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그럼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노인의 복지는 물론, 세대간이 화합과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경제적 논리를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논리에서는, 노인 복지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얼마나 생산성이 있는가를 따지며 차라리 그 재원을 당장 생산성이 있는 부문으로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생산성’을 내는 것이 어찌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만들어지겠는가. 지금의 노인세대는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노역을 딛고 살아 남았을 뿐 아니라 전쟁중에 다음 세대를 낳아 키웠고 60년대의 보릿고개를 넘어 피땀흘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훌륭한 세대이다. 우리 사회가 그 고난의 역사 속에서 오늘을 일군 세대를 위해 사회적인 존경과 그에 합당한 사회적 보호의 차원에서 노인 복지를 설계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앞으로의 효는 가족에게만 그 짐을 지우지 말고, 국가와 사회가 복지제도로서 그 짐을 나누어야만 할 것이다.

글 : 강철희 이화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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