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

삶의 마지막

임종을 스스로 선택한 노부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10 11:30 조회1,480회 댓글0건

본문

불치의 병마에 시달리던 노령의 부부가 사이좋게 동반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인생을 마감한 일이 얼마 전 있었다. 가뜩이나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 미국사회에서, 이 부부의 동반자살은 노인들과 그 가족들은 물론, 미국사회 전반에 잔잔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화제의 노부부는 미 해군제독 출신인 86세의 체스터 니미츠 주니어와 그의 아내 89세의 조운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태평양 함대 사령관의 아들인 니미츠 주니어는 탁월한 지성과 결단력, 기획력을 바탕으로 아버지 니미츠에 이어 2대째 해군제독이 된 인물이다. 그는 2차 대전 당시 잠수함을 지휘하며 세 발의 어뢰로 일본군 구축함을 격침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니미츠 주니어는 잠수함 함장으로나, 사회에서 테크놀러지 회사의 최고 경영자로서나, 가족 보트여행 때나 항상 모든 상황을 빈틈없이 통제하는 인물이었다.

"아버지는 뭐든 우연에 맡기는 법이 없었다. 매사를 철저히 계획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행했었다"
딸 스미스는 회고한다.
니미츠는 10년 전부터 기회 닿을 때마다 "때가 되면 나와 조운은 우리의 목숨을 스스로 처리할 것이다"라고 주지시켜 왔다.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여동생 낸시 니미츠도, "니미츠 제독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의사들의 손에 맡기기 않겠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했었다"고 전한다.

니미츠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손수 운전을 했고, 골프나 정원 손질, 오페라 청취 같은 정상활동을 영위했다. 그러나 심장수술을 받은 후 갖가지 합병증에 시달리고 아내의 건강마저 급속히 악화되면서 두 사람은 동반자살을 심각히 고려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최상급의 의료혜택을 받았으나, 나중에는 시력마저 상실하면서 사실상 자력적인 삶이 불가능해졌다.

니미츠의 아내 조운은 원래 영국에서 치과의사 훈련을 받았으나, 남편이 바다에 나가 있는 동안 집에서 자녀들만 돌보았다. 말년에 그녀는 뼈가 부서져 나가는 심한 골다공증으로 고통을 받았다. 또한 발에 심각한 신경장애가 생겼고, 시력이 악화되면서 인생의 마지막 낙이었던 독서마저 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니미츠는 머지않아 아내의 자살을 도와줄 수 없게 될지 모른다며 걱정했다. "너희들 엄마를 위해 내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 니미츠는 자녀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조운 역시, 조만간 남편의 도움 없이는 혼자 힘으로 자살마저 할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노부부는 얼마 전 일체의 의료진료와 야간 당직 간호사들의 접근을 거부하다가, 결국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동반 자살했다.
이들은 죽기 직전,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법적으로 위협하는 유서까지 남겼다.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자살은 악성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의 산물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동안 심사숙고한 결과다. 우리는 노령과 온갖 합병증, 시력상실, 골다공증 등에 의해 품위 있는 삶의 영위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자유 의지에 따라 자살하기로 신중하게 의식적으로 또 합리적으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니미츠 부부의 동반자살이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말한다.
휴스턴에서 활동하는 메디칼 휴머니스트 토마스 코울의 설명이다.
"노인들의 자살은 대개가 질병, 우울증, 사회적 격리, 가난 같은 요소들에 의해 강제된다. 따라서, 적절한 도움만 있으면 그 같은 자살행위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니미츠 부부의 경우는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 사전에 철저히 계획했다.

이들은 유서를 아파트 방 벽에 고시했는가 하면, 자녀들에게 비과세 수표를 써줄 목적으로 자살 결행을 신년새해 이후까지 기다렸다. 이들은 또 상세한 재정 및 부동산 기록을 작성했으며, 우리가 죽을 때라는 파일까지 작성해 놓았다. 파일에는 니미츠가 작성한 부고장과 화장 절차에 관한 유언이 들어있다.

새해 첫날 가족들이 함께 모였을 때도 니미츠는 컴퓨터로 재정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는 조만간 거행할 자신들의 자살에 대해 가족들에게 전혀 암시하지 않았으며, 작별인사 같은 것도 일체 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무엇에 강박적 애착을 갖거나, 문제를 꼼꼼히 토론하는 세대가 아니었다"

딸 베시는 말한다.
영국에 사는 조운의 여동생 바바라 비어드도 언니가 자신의 임종문제를 거론하면서 "최악의 상황이 되면 수면제로 자살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한다.

니미츠 제독의 자녀들은 부모님이 자신들을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딸 스미스는 말한다.
"이것은 마치 낙태문제와 유사하다. 나에게는 올바른 결정이지만, 타인들에게는 틀려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각 개인이 결정할 사안이다"

(한국일보)

-인간이 품위있는 삶을 영위 할수없을때 스스로가 할수있는 결정?-그결정이 권한일수는 없지 않을까 . 누구도 여기에 찬동하는것은 아니리라.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고통도 인간이 감수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